
알라진 중고서점에서 책을 고르다 우연히 눈에 띄어 책을 사게되었다. 비문학 위주의 책들을 읽다가, 소설을 읽으니 재밌기도 하면서 금방금방 읽히는것 같다.
막상 책 리뷰를 쓰려니, 밑줄을 긋지도 않고 흐름을 따라가며 재밌게만 읽어 어떻게 내용을 정리해야할지는 모르겠다. 그저 책을읽고 든 생각과 느낌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책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 고상욱. 딸 고아리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장례식장의 손님을 맞이하면서 아버지가 그동안 살아온 삶을 느낄수 있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책의 표현처럼 ‘오랜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인’ 구례에서.
주인공인 ‘나’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고형인 전남 구례 반내골로 내려온다. 책의 제목처럼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부터,, 또는 빨치산의 딸로 살아갈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그늘로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해방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에서 주인공과 작은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의 사회주의 활동이력 때문에 출세길이 막혔고, 평생을 원망하며 살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야 모든 원망과 분노가 사그러 드는 주인공 ‘나’와 작은아버지.
고씨 집안에서 똑똑하고 잘나서, 오히려 집안을 말아먹어버린 아버지.
육사에 지원한 사촌오빠의 신원조회 탈락. 사회주의 활동으로 감옥생활을 마치고, 딸과도 사이가 서먹해진. 본인이야 원해서 신념을 위해 모든것을 걸었지만, 가족들은 자신의 의지와도 상관없는 것 때문에 피해를 보게된.
주인공이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인연들을 만나면서 듣게된 아버지의 진짜 모습. 그는 주변사람을 잘 살피고, 돕고,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책의 내용중 고작 4년의 시간동안 활동했던 빨치산의 이력으로 인해, 또한 본인 스스로도 사회주의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도 사회주의자를 탄압하고자 했던 시대분위기로 많은 피해를 본것같다. 짧은 시간이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당시 시대적 배경이, 이념이 다른사람을 배척할수 밖에 없었던 사회분위기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이념으로 인해 개인이, 그리고 한 가정이 겪을수 밖에 없었던 불행들도 많았던것 같다.
현대사의 비극을 뒤로하고, 한 개인이 주변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저 평범한 개인으로 살아간 이야기..
현재도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분쟁이 발생하는 가운데, 가족과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의 평화보다 그런것들이 소중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아버지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눈 주인공을 보니, 나도 우리 부모님의 주변인들과의 관계, 따듯한 모습으로 나누며 사는 모습을 조금 더 관심을 가져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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